피지와 뉴질랜드 연계연수 체험기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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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인 호빗 마을과 오클랜드 '스카이 타워'에서 찍은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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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에서 2015년 4월부터 6월 말까지 연수를 하고, 뉴질랜드로 넘어가 10월 중순까지 오클랜드에 있는 크라운(Crown)어학원에서 연수를 하였다.
길고도 짧은 어학연수를 끝내고 이제 집에 돌아오니 역시 집이 최고다는 느낌이다..ㅋㅋ

피지와 뉴질랜드 어학연수 비교 체험기를 적어본다. 먼저 수업에 대한 차이점이다.
피지 FBI는 수업이 꽤나 타이트하다. 50분 수업에 10분 휴식인데 공부할 때는 바짝 하고 쉬는 시간에는 쉬고 하는 것이 좋다.
뉴질랜드 학원의 경우 수업 시간에 여유가 넘친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에는 피지에서 공부하다 뉴질랜드로 넘어가니 수업이 느슨한 느낌이였다.
피지의 경우 타이트하게 문제 풀 거 있으면 풀고, 짝이랑 비교하면 다들 시간이 맞아떨어졌는데, 뉴질랜드에서는 초반에 나만 다 풀고 나머지 친구들은 여전히 풀고 있었다. 정말 쉬엄쉬엄 공부한다. 한마디로 푸시를 안한다는 느낌이랄까나... 물론 그런 게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공부한 나한테는 피지의 공부 속도는 나름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FBI에는 영어 사용에 있어서 엄격한 면이 있다.
제대로 문법 갖춰서 말하라는 게 아니다. 엄격하다는 것은 다른 외국어 사용에 대한 말이다.
그 곳에서는 EOP라는 특별한 교칙이 있다. EOP란 English Only Policy로 오직 영어만 쓰라는 뜻이다. 처음 갔을 때는 이게 답답하고 너무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로 가니 이게 엄청 도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뉴질랜드의 학원은 그다지 엄격하지 않은 편이다.
물론 수업시간 중에는 영어만 쓰려고 하지만 한 번씩 서로 간에 대화의 뜻이 너무 안 통할 때는 한국인끼리는 한국말로 설명한다. 너무 답답해서 쓰는 거는 이해는 하지만 그래서 과연 영어가 늘 수 있을지...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영어가 안 늘고 돈만 버리고 왔다는 얘기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이런 이유인 것 같다.
아, 뉴질랜드 학원을 욕하는 건 아니다. 내가 다닌 학원은 오클랜드에서 괜찮은 곳이다. 단지 선생님들은 영어로 말하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규제가 없다보니 그런 거다..

세 번째는 오후 수업이다. 피지에서나 뉴질랜드에서나 오후 수업은 대화 수업이다. 주제 정하고 관련된 얘기하고 그러는 건데 솔직히 뉴질랜드에서는 지루했다.
피지의 경우 대화하면서 활동을 많이 해서 지루하다는 느낌은 목요일 외에는 안 드는데 말이다(왜 목요일이 지루한지는 좀 있다 알려주겠음. 하지만 이 날에 하는 활동도 엄청 큰 장점 중 하나임).
피지에서는 시작 전에 식후라 잠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게임을 한다. 예를 들면 그 날의 주제가 음식이라면 팀을 2팀으로 나누고 칠판 중간에 세로로 선을 긋는다. 그 뒤에 1분이나 2분 동안 한 사람씩 요리와 관련된 동사를 적는다.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다른 애들이 쓰기도 하고, 한 번씩은 옆 팀의 단어를 염탐해서 베끼기도 하면서 게임을 하는데 진짜 재미있다.
그리고 그 날의 활동은 2~3인 1조로 팀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거다. 하드 보드지에 그림도 그리고 재료도 적고 게임에서 나온 단어들로 요리 방법도 적고 나면 팀별로 돌아가면서 발표를 한다. 발표할 때도 서로서로 역할을 나눠서 ‘나는 재료, 너는 요리방법을 읊어라’ 이렇게 되는 거다.
또 다른 수업은 idiom이다. 우선 idiom의 뜻은 안 적고 예문만 적어놓으면 우리가 그 뜻을 유추해보는데 한 번씩 진짜 황당하게 해석하거나 완전 정반대로 해석을 해서 보다보면 웃긴다. 그러다가 뜻을 알게 되면 그 뒤의 활동은 3인1조로 역할극을 만든다. 이런 저런 걸 하면서 오후 수업은 굉장히 즐겁다. 공포의 목요일만 뺀다면...(다른 수업도 많이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네 번째로 피지에서 좋았던 점은 바로 저 공포의 목요일 오후수업이다. 그 때는 앞에 서서 제시된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4분이나 5분동안 하는 것이다. 4분이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한국어로 하래도 어려운데 그걸 영어로 하다니...앞에 서는 순간 머리가 표백제 상태가 되는 느낌을 아는가.. 2주마다 시스템이 조금 달라진다. 한 주는 주제를 수요일에 알려줘서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지만 다른 한 주는 앞에 나가서 주제를 뽑고 말해야 하는데 뭘 말해야 할지 항상 어렵다. 미리 알려줘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곧바로 뽑아서 하는 것보다는 쉽지만 보고 읽는 게 아니라서 말하다가 까먹고 종이도 그냥 핵심단어나 문장들만 적어 놓은 것뿐이라서 잘 못하면 4분도 안 지났는데 끝나는 수가 있다. 물론 주제 뽑고 바로 하는 것은 더 심각하다. 2분정도 떠들면 소재가 다 떨어지고 시계는 왜 그리도 느려 터졌는지 2분이 더 남았다. 머리는 하얘지고 기억은 안 난다. 그래서 공포의 목요일이다.
다 끝나고 나서는 몇몇 틀린 문장을 종이에 써서 우리가 직접 고치는 시간을 가진다. 보면 굉장히 쉬운 것들이 틀리는 경우도 많다. 물론 다 알고 있는 문법들이다. 만약에 쓰기 시험을 친다면 대부분 안 틀릴만한 쉬운 문법인데 말할 때는 문법을 생각 안하고 막 말해서 그렇다.
이 수업은 진짜 어렵다. 다 끝나면 그 날만 유독 더 피곤한 느낌도 들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수업이야말로 나의 영어 실력을 높여준 일등공신이란 생각이 든다.

다섯 번째로 피지에서 좋은 점은 한국인이 적다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피지와 뉴질랜드 말고 캐나다를 생각했다. 그러나 알아보니 캐나다에는 한국인이 너무 많아 교실에 반이 한국인이었다는 블로그나 주변 친구들의 얘기에 마음이 바뀌었다. 나는 연수가기 전에는 영어에 자신도 없고, 그러다보니 실패하면 어쩌지 라는 고민이 많았다.
솔직히 부모님이 어렵게 보내주는 건데 영어 실력은 반드시 늘려와야겠다고 한국 사람이 적은 나라를 찾던 중 피지와 뉴질랜드를 알게 되었다.
결정적인 건 캐나다보다 한국인이 적다고 해서 오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거보다 뉴질랜드에는 한국인이 많다. 뉴질랜드 입국하고 다음 날 지리를 익힐 겸 시내로 나갈 때 탄 버스 기사님이 한국 사람이었다. 피지에서 한국인을 많이 못 봐서 반가웠다. 그런데, 그 이후로 시내를 돌아다니고, 학원을 가고, 한인 교회를 가니 진짜 한국인들이 무지 많았다.
그에 반해 피지는 한국인이 별로 없다. 학원에 조금 있고, 밖을 나가면 정말 없다.
그러다보니 영어는 진짜 빨리 는다. 심지어 한국어가 어색할 지경인 건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거는 진짜 피지 어학연수의 큰 장점이다.!!
한국인이 부족해서 좋은 다른 점은 내가 나대도 한국에서는 모른다는 거다.
영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은 자신감이라고 예전부터 유명 강사들과 책들은 말해 왔다. 그것을 현대식으로 고치면 한 마디로 ‘나대라’다.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굉장히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아이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구석으로는 나대면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중 2병을 버리지 못 했는데, 한국인이 없는 피지는 그런 내게 커다란 기회였다. 그 곳에서 처음 1주일은 못 알아들어서 나의 끼를 발산하지 못 했지만 그 다음 주부터는 정말 적극적으로 발표하고,(일어서서 발표하는 거 아님. 수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거임) 수업에 동참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영어가 늘었다. 아마 피지에서 사귄 나의 친구들은 한국의 나를 보면 깜짝 놀랄지도...너무 달라서...ㅋㅋ

더 있지만 그럼 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나저나 피지를 잘 모르다보니 뉴질랜드가 영어를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정말 그건 아니다. 제 귀에는 같은 영어였다.

자, 그럼 수업 외 다른 이야기들을 몇 가지만 적는다. 여행이나 먹을거리 등...

솔직히 말하면 나는 피지와 뉴질랜드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다. 뉴질랜드는 선진국이고 피지는 못살지만 여행하는 사람만 가는 관광지라 생각했다.
물론 뉴질랜드는 선진국이고 거리도 깨끗하고 발전된 나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수입하는 나라다 보니 물가 자체가 비싸다.
그리고 피지는 관광지가 맞다. 내 말은 여행하기 너무 좋다는 거다. 물가 싸고, 섬 놀러가거나 좋은 호텔에서 자는 것도 가능했다.

피지 홈스테이 집에서 물은 아껴 쓰는 게 좋다. 피지는 물탱크에 물을 받아서 쓰는 집이 있다. 바로 내 홈스테이 집이었다. 한 번은 물을 너무 빨리 다 써버리는 바람에 단수가 된 적이 있었다. 한 번이었지만...
뉴질랜드의 홈스테이 집은 대부분 나무로 지어져 있다. 화장실 포함해서. 그러다보니 물기가 남아있으면 벽을 썩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샤워 후에는 샤워부스 안의 바닥과 벽면의 물기를 제거해줘야 한다. 한국에서 안 한 화장실 청소를 뉴질랜드에서는 매일 했다.

이제 차비에 대해서 적는다.
피지의 차비는 저렴한 편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가까운 경우 70센트(420원 정도), 먼 곳까지 갈 경우 1달러(600원 정도)다. 이것만 봐도 얼마나 싼 지 알 수 있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피지 FBI의 장점 중 하나다. 피지 학원은 옆에 기숙사가 있고, 홈스테이 하는 친구들도 집이 멀지 않아서 걸어서 가기도 한다. 그래도 홈스테이집이 먼 친구들은 버스타고 오는데 차비가 싸서 교통비가 많이 안 든다.
뉴질랜드에서는 차비가 비싸다. 특히나 모든 학원들은 시내에 있는데 시내는 땅값이 비싸서 홈스테이는 대부분 멀리 떨어져 있다. 나의 경우 거의 버스로 거의 1시간 거리였는데 탈 때마다 6.5달러가 나갔죠. 왕복하면 13달러이고 한국 돈으로는 대략 10,400원(1달러= 약 800원)정도다. 물론 버스카드 사면 10% 할인해주고, 학생 할인까지 받으면 비용이 조금 줄지만 그래도 비싸다.
그러다보니 여행은 많이 못했다. 뉴질랜드 남섬을 정말 저렴하게 다녀왔는데 800달러(64만원)정도 들었다.
그에 반해 피지에서는 주말이면 많이 여행도 가고, 놀러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피지에서 보낸 날이 봄날이었다.

이제 날씨에 대해 적어 볼까 한다. 피지에서는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있었고, 뉴질랜드에서는 겨울과 초봄을 지내고 왔다. 우리나라와 계절은 반대이다. 우리나라 겨울시즌이 남반부는 여름시즌이다.
뉴질랜드의 겨울은 영하로 떨어지진 않지만 날씨가 매우 쌀쌀하다. 나는 전기세가 비싸서 전기장판을 못 켜고, 옷 2개 껴입고 패딩 입고서야 잘 수 있었다.
피지는 전반적으로 더우니깐 학교나 은행 같은 곳은 에어컨을 켠다. 가끔은 추울 정도로.. 그러나 보통 집에는 에어컨이 없다. 선풍기가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라의 대표 과일이다.
피지의 파인애플은 정말 환상이다. 싸기도 싸고 맛도 좋고, 3개를 1,000원 정도에 산다.
한국에서 파인애플 먹을 때는 한 번씩 혓바늘이 돋았는데 피지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뉴질랜드의 대표 과일은 키위다. 골드 키위가 굉장히 싸고 맛있다. 8개에 3,000원정도이다.
이상 두서없지만 피지와 뉴질랜드의 연수 경험담을 마친다.

* 피지에서 너무 좋은 기억을 많이 가졌던지라 비교한다고 하고는 피지의 좋은점을 더 적은 느낌이네요. 어쨌든 살면서 피지는 한 번쯤은 꼭 가 볼만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진짜 지상낙원이 따로 없어요. 제 후기가 피지 어학연수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처음 피지에 입국하면 작은 공항과 그다지 발전되어 있지 않은 시내를 보면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지내다보면 피지 사람들의 친절함과 아름다운 섬들과 바다..등 피지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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