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에 가서 제일 기분 좋았던 일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많은 일본인들과 몇몇 안 되는 한국인들간의 교우......그리고 피지인들.
주말이면 우리들은 모여서 여자들끼리 파티를 하고는 하였다.
물론 남자들도 있긴 하였지만 열세였다. 파티 명목은 farewell party(고별 파티)이거나 친목 도모를 위함이었다.
장소는 주로 피지 사무소 직원들의 거실이었고, 음식은 각자가 준비해오도록 하였다.
파티가 벌어진다고 싶으면 우리들의 동작은 여지없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빨리 음식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비빔국수, 수제비, 가지 튀김, 미역국 등을 준비하였다.
비빔국수 하니까 생각나는데, 이것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다. 나는 하나도 맵지 않았지만, 일본인들에게는 매워서 죽을 맛이었던 비빔국수.
내 친구 일본인 A양은 맛있다고 연신 외치면서도 다 먹지 못 하였다.
결국은 나 빼고는 다 먹어치우기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일본인 친구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쿨적!거리고 있는 것을 알고는 당황해 하였다.
다시 돌아와서... 나하고 일본인 N모양의 고별 파티였다.
나의 특제 수제비와 미역국,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치즈 케익, 아이스크림, 팥죽, 커리 등등 엄청난 양(?)의 음식이 준비되었다.
친구들은 술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헤어짐의 안타까움을 달래었다. 나도 시원섭섭하였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 개인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즐거웠고, 알찬 시간들이었다.
요즘도 피지는 여학생들의 비율이 높은지 궁금하다.
비록 초창기였지만, 여자들이 파티한다고 난리 부르스를 칠 정도면, 여학생의 비율이 낮은 편은 아닌 것 같다. |